1. 정의

16세 이전의 소아에서 발생하는 만성 관절염으로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류마티스 질환의 하나이며, 장애를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관절염입니다.

2. 증상

어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절에 통증이 있고, 관절이 부으면서 열이 나고 관절을 움직이기가 불편한 증상들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어른의 경우와 달리 크게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따라서 관절염이 생기고도 몇 달 동안 발생한 사실을 부모님들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관절통과 같은 증상 이외에 형태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전신형인 경우 심한 고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은 하루 중 어느 때에도 발생하기도 하나 대개 오후에서 저녁에 걸쳐 나타납니다.
대개 발열은 피부 발진을 동반합니다. 발진은 2~5mm의 크기로 연어색을 띠며, 주로 몸통과 사지의 근위부(몸통 가까운 부위)에 발생합니다. 또한 간과 비장이 커지기도 하고 임파선이 여러 군데가 붓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심낭염, 혈관염, 근염 등도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 포도막염은 6세 이하 소수관절형의 여아에서 잘 발생합니다. 포도막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조기에 잘 치료하여야 하며 고위험군의 환아에서는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성장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키가 성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국소적인 성장 장애로 인해 턱이 작아지는 소악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3. 원인,병태 생리

연소형 류마티스 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인자가 합하여 연소형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부르는 병을 일으키는 것인지, 아니면 한 가지 원인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관절염이 발생하는지 불분명합니다.
가능한 원인들을 보면, 감염, 자가면역성(자기 몸의 일부에 대해 면역반응이 생기), 신체적 부상, 그리고 스트레스가 있지만, 어느 한 가지로도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4. 진단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하고 분류하기 위한 기준에는 미국과 유럽의 의견이 달라 현재 2가지 중요한 기준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기준이고, 유럽의 기준은 소아 만성관절염의 기준으로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뿐만 아니라 소아 강직성 척추염과 소아 건선성 관절염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양쪽 모두 16세 이전에 발생하는 관절염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제안한 기준에서는 관절염의 기간이 6주 이상으로 되어 있으나 유럽에서의 기준은 3개월 이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기준의 실질적인 차이는 유럽에서의 기준이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의 기준을 제한되게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5. 경과,예후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경향은 알 수 있습니다. 관절염의 발생형태에 따른 일반적인 경향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발 관절형의 경우,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으로 나타나는 경우, 즉 성인의 류마티스 관절염의 형태로 발생할 경우 예후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항핵항체 양성인 경우는 어린 여아에서 잘 나타나며 예후는 좋습니다.
소수 관절형인 경우,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인 경우에는 좋지 않지만, HLA-B27이라는 유전자가 양성이거나 류마티스 인자가 음성인 경우는 좋은 예후를 보입니다. 전신형인 경우에는 경과가 다발성 관절염의 형태를 띨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고 소수관절형의 경과를 보이면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서양에서의 결과를 기초한 것으로 우리 나라의 경우에 바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으며, 결과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는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는 데는 신중해야 하겠습니다.

6. 합병증

대부분의 류마티스 질환에서처럼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도 관절만을 침범하는 질환이 아니고 관절 이외의 전신을 침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증상에서도 보았으나, 만성 포도막염과 이에 따른 합병증, 전신뿐만 아니라 국소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성장장애, 전신형의 경우에 많이 볼 수 있는 간과 비장의 종대, 심막염, 임파선비대증, 그리고 아밀로이드증(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세포에 쌓이는 병) 등이 있습니다.

7. 치료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많은 소아에서 자연적인 치료가 잘 오고, 질병이 적절히 잘 조절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유지하며, 근육의 강도와 기능을 유지하고 전신적인 합병증을 예방하여 정상적인 영양상태와 성장, 신체·정신적 발달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소아 류마티스 의사, 사회사업가, 재활의학과 의사, 작업치료사, 간호사, 그리고 정신과 의사가 한 팀이 되어 접근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현실에서는 아직 어렵습니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물리치료, 그리고 수술적 치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에는 다시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한 소염진통제와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 그리고 항류마티스제 등이 포함됩니다. 소염진통제는 과거에는 아스피린만을 고집하여 사용하여 왔으나 현재에는 아스피린보다 우수한 소염진통제가 많이 나와 있어 최근에는 여러 가지 소염진통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아에게 많이 사용하는 소염진통제로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톨메틴 등이 있습니다.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는 전신형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전신 증상의 조절, 관절염의 조절, 만성 포도막염의 치료, 그리고 관절강 내 주사용의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항류마티스제에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대개 성인에게 사용되는 거의 모든 항류마티스제가 소아에게도 사용되고 있으나 소아에게는 안전성에 대한 경험이 적어 이를 고려하여 사용하여야 합니다.
약물에는 항말라리아제, 설파살라진, 경구용 또는 주사용 금제제, 페니실라민 등이 있습니다. 또한 면역억제제로 엠티엑스, 아자씨오프린, 사이클로스로린,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그리고 클로람부실 등이 있습니다.
이들 항류마티스제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단독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2~3가지 약제를 같이 사용하는 병합요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사용되는 물리치료요법에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열치료와 냉치료가 있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에는 스프린트와 운동요법이 있으며,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위한 균형 잡힌 신체운동과 자전거나 수영과 같은 스포츠 활동이 있습니다.
수술적 요법은 현재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데 있어 제한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게 됩니다. 즉, 나이가 많은 소아에서는 관절의 굳어짐이나 완전한 탈구가 아닌 부분적인 탈구를 치료하거나 관절성형술을 위해 수술은 중요한 치료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 소아에서는 일반적으로 골성장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적 방법에는 활막절제술과 관절성형술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는 소아의 영양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영양상담, 정신적인 지지요법, 지역사회나 학교에서의 생활을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8. 예방법

다른 류마티스 질환에서와 같이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관절염과 동반하여 심한 고열이나 발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전신형의 증상이 발생하거나 다른 열성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정밀검사와 관찰, 그리고 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눈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빛을 보는 것이 힘들거나 시력이 감퇴할 경우에는 포도막염이 예상되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심한 합병증인 실명을 예방하여야 합니다.
동시에 여러 개의 관절이 붓고 열이 날 경우에는 관절염이 악화된 것이므로 증상 조절을 위해 내원해야 하겠습니다.

10. 생활시 유의사항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소아 환자들은 성인들보다 통증을 잘 호소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소아환자의 관절증상 만을 생각하여 밖에 나가서 놀지도 못하게 하고 집에만 있게 하는 것은 환자의 관절염뿐만 아니라 환아가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도 방해하게 됩니다.
관절이 아프다고 걷지도 않게 하고 뛰어 놀지도 않게 한다면 근력약화로 오히려 관절기능을 감소시키게 됩니다. 또한 한창 또래집단을 통해 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려고 하는 소아환자를 방해하는 꼴이 되므로 관절이 아주 많이 부어 있거나 통증이 아주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가능한 휠체어를 탄다거나 집에서만 앉아 있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소아 환자들은 전신증상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함에 따라 메스꺼움이나 구토증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적절한 영양섭취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사춘기에 있는 환자라면 본인의 병을 비관하여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대개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가 나이가 들게 되면 관절염이 점차 가라앉는 경향을 보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심한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환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하겠습니다.